SABI SPACE
카테고리
작성일
2023. 11. 1. 04:13
작성자
4B

 

나 말이야, 매운 음식을 좋아하더라. 레이문이 엄청 맵다고 했던 음식도 곧잘 먹었어.

저기 타라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이었는데... 이름을 까먹어버렸네.

당신도 다음에 같이 먹으러 갈래? 조금 맵긴 했지만, 진짜 맛있었어.

 

내가 주로 사용하는 건 듀얼건이야. 기억이 시작된 순간부터 가지고 있던 게 듀얼건이었거든.

사용법도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고 생각보다 전투에 능숙한 느낌이기도 해.

과거의 나는 대체 뭘 하는 사람이었을까?

 

가끔 당신이 바빠서 만나지 못할 때에도 당신을 계속 기다리곤 해.

...? 왜 그런 표정이야? 탓하려는 게 아니었어.

당신이 도와준다고 했잖아. 그래서 그냥... 당신이 올 때까지 기다렸던 거야.

 

각성 물약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그 맛 때문에 정신이 들어서 각성 물약이 아닐까?

나는 진심이야. 당신도 한 번 마셔봐야 내 마음에 공감할 걸.

맛을 표현하자면... 마치... 1년 동안 씻지 않은 미니 스켈레톤이 직접 만든 밀가루 반죽을 핥아먹는 느낌...

이해하겠어?

 

레이문은 정말 착하고 성격이 좋은 것 같아.

하지만 돈을 너무 막 쓰는 경향이 있어서... 가끔은 걔도 밀레시안이 아닌가 싶다니까.

응? 밀레시안들은 다들 그러지 않아? 착하고, 성격 좋고, 돈도 많고...

난 당신이 기준이니까... 다 그런 줄 알았어.

 

두바사는 서큐버스라고 했잖아.

저기, 그럼... 당신하고도 적이야?

저번에 다른 사람이... 당신이 많은 포워르들을 물리쳐줬다고 해서...

그야 포워르와 인간의 사이가 안 좋으니까 당연히 여러 분쟁이 있다는 건 알지만...

...그래도 당신과 두바사는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.

 

지나가다가 다른 사람이 갑자기 음식을 줬어. 내가 너무 마르고 작다면서.

그건 좀 무례한 것 같지 않아?

저쪽에 있었을 때엔 식욕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굶는 날이 많았단 말이야.

그냥... 상대는 호의였을텐데 혼자서 저쪽에 있던 시절 생각이 나서 기분이 나빴나 봐.

괜히 듣기 나쁜 소리를 했네. 미안.

 

레이문,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말이야.

처음 만났을 때?

타라 광장의 분수대 앞에서 말이지?

응. 내 이름의 뜻, 알려주려고 했었잖아.

결국 못 듣고 사라지게 됐지만.

맞아, 그랬지!

궁금했었구나?

계속 궁금했었거든.

내가 기억하는 건 이름 뿐이니까...

삶이라는 뜻이야, 베다.

삶...?

사람이 살아가는 삶.

그게 베다의 이름 뜻이야.

부모님께서 그러셨어.

아이의 이름을 짓는 건, 부모의 바람이라고.

베다의 이름을 지어준 누군가는

베다가 열심히 살아가기를 바란 게 아닐까?

삶... 그렇구나.

알려줘서 고마워, 레이문.